나는 여행하면서 숙소를 자주 옮겨 다니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이번 여행은 거의 먹으러 간 여행이라, 이번에는 그냥 한곳에 편하게 머물 생각이었다.
숙소를 고를 때도 나는 큰 방이나 좋은 시설을 크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편이다. 숙소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지 않으니 그 돈으로 맛있는 걸 하나 더 먹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쪽이다.ㅋㅋ
그래서 이번에도 여행하기 편한 위치에 있으면서 가격이 괜찮은, 가성비 좋은 숙소를 찾았다.
그런데 여행을 준비하면서 유튜브를 보다가 아주 솔깃한 정보를 발견했다.
아고다를 더 싸게 예약하는 방법!
처음 알게 된 방법은 나라 코드를 바꿔서 할인율을 다르게 적용 받는 방법이었다.
이건 실제로 해봤는데, 우리가 가성비 위주로 숙소를 고르다 보니 할인되는 금액 자체는 꽤 소소했다.
또 하나는 오후 10시에 시작하는 선착순 할인이었다.
그런데 할인율이 무려 50%였다.
50%!!!
이 숫자를 보고 어떻게 그냥 지나가.ㅋㅋㅋ
원래 계획대로라면 한 숙소에 쭉 머물면 되는 건데,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거 한번 해볼까?”
그런데 이 할인에는 한 가지 조건이 있었다. 할인율은 50%였지만, 할인받을 수 있는 금액에는 최대 한도가 있었다.
당시 최대 할인 금액이 2만 6천 원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우리는 9박 10일 일정이었으니 계산해보면 꽤 솔깃했다.
하루에 2만 6천 원씩만 아껴도 9박이면 무려 23만 4천 원이었다.
23만 4천 원이면 여행 가서 맛있는 것도 꽤 많이 먹을 수 있는 돈이다.ㅋㅋㅋ
그래서 우리는 연박으로 한꺼번에 예약하기보다는, 할인 한도를 최대한 활용해보기 위해 하루씩 예약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그때만 해도 나름 꽤 합리적인 계획이라고 생각했다.
그때는 말이지…ㅡㅅㅡ
50%의 꼬임에 막상 해보니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오후 10시가 되면 들어가서 할인권을 받으면 되는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10시가 되기 전에 미리 들어가 있으면 로딩 때문에 실패하는 경우가 있어서, 어느 순간부터는 10시 정각에 맞춰 들어가는 것이 중요해졌다.
그런데 10시가 되었다고 여유롭게 구경할 시간도 없었다.
1~2분이면 매진되는 경우가 흔했다.
할인권을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결제하는 순간 이미 매진돼서 정상 가격으로 보이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연인과 나는 어느 순간부터 휴대폰 두 대를 들고 매일 밤 10시를 기다리기 시작했다.ㅋㅋㅋ
어느 날은 내가 성공하고, 어느 날은 연인이 성공하고.
그렇게 하루하루 예약을 해나가기 시작했다.

실제로 당시 예약 내역을 보면 이런 식이었다.ㅋㅋㅋ
처음에는 꽤 만족스러웠다.
어차피 하루에 2만 6천 원씩 아끼는 게 목표였고, 실제로 할인에 성공하면 괜히 뿌듯하기도 했다.
그런데 하루씩 예약하다 보니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원래 묵으려고 했던 숙소의 객실이 하나둘씩 없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가 처음부터 한꺼번에 9박을 예약했다면 별일 없었을 텐데, 매일 밤 그날그날 할인되는 객실을 잡다 보니 다음 날에는 같은 숙소에 원하는 객실이 남아 있지 않은 경우가 생겼다.
그래서 결국 다른 숙소를 알아봐야 했다.
원래는 한곳에 편하게 머물 생각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내일은 어디서 자지?”
를 고민하고 있었다.ㅋㅋㅋ
그렇게 하나씩 예약하다 보니 숙소가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특히 포르자에서 묵었던 날들은 정말 웃겼다.
하루하루 예약자가 달라서, 같은 여행을 하는 두 사람이 번갈아 숙소를 예약하는 상황이 됐다.
체크인할 때도 생각해보면 좀 웃긴 상황이었다.
“오늘 예약자는 누구지?” 하는 식이었으니까.ㅋㅋㅋ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우리는 비슷한 금액대의 객실을 계속 예약하다 보니, 당연히 비슷한 방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체크인을 해보니 같은 호텔이어도 객실 타입이 조금씩 달랐다.
싼 방으로 통일하면 한 방에서 쭉 지낼 수 있었지만, 중간에 조금 더 비싸고 좋은 방이 섞여 있으면 이야기가 달라졌다.
같은 호텔 안에서 방을 옮겨야 했다.
하루는 이 방, 다음 날은 저 방.
처음에는 “그래도 같은 호텔인데 뭐 어때?” 싶었지만, 여행 중에 매번 짐을 다시 싸고 방을 옮기는 게 생각보다 꽤 귀찮았다.
결국 우리가 원래 제일 피하고 싶었던 ‘숙소 옮겨 다니기’를 같은 호텔 안에서도 하고 있었던 셈이다.ㅋㅋㅋ
결국 이번 여행을 통해 한 가지는 확실히 알게 됐다.
나는 역시 숙소를 옮겨 다니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ㅋㅋㅋ
그리고 처음에는 하루에 최대 2만 6천 원씩 아껴서 9박이면 23만 4천 원을 절약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현실은 전혀 달랐다.
모든 날 할인에 성공한 것도 아니었고, 할인에 도전하는 사이 원하는 숙소의 객실이 빠져버리면서 선택지도 점점 줄어들었다.
그러다 보니 생각보다 비싸게 예약한 숙소도 있었다.
여행이 끝나고 숙소비를 전부 더해봤다.
823,880원.
평소처럼 여행 훨씬 전에 아고다에서 제공하는 16% 정도의 할인권을 사용해서 숙소를 한 번에 잡았다면, 우리가 예상했던 숙소비는 대략 75만 원 정도였다.
그러니까 50% 할인에 도전해서 아끼기는커녕, 결과적으로는 평소 방식보다 7만 원 넘게 더 쓴 셈이었다.ㅋㅋㅋ
하루에 2만 6천 원씩 아끼면 23만 4천 원을 절약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그때의 우리.
그래..정말 그때는 말이지…ㅡㅅㅜ
결국 돈도 생각만큼 아끼지 못했고, 원래 제일 싫어하던 숙소 이동까지 실컷 했다.ㅋㅋㅋ
그래서 다음부터는?
50% 할인에 낚이지 않기로 했다.
짧은 여행이라면 재미 삼아 도전해볼 만하지만, 우리처럼 9박 10일 정도의 여행이라면 그냥 마음에 드는 숙소를 미리 잡고 편하게 여행하는 게 낫겠다는 결론이다.